한국 전통 목가구 이야기

한국 전통 목가구 이야기: 2016.01.12 13:34 입력

전승진 기자

가구를 만들 때 맨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나무를 고르는 일이다.    나무는 가공이 쉬워서 건축이나 가구를 만드는 일 외에도 여러 용도로 쓰인다. 은은한 색상과 따스한 질감이 있고, 강도가 좋은데 비해 가공이 쉬워 악기나 조각품의 재료로도 두루 사용된다. 우리나라 나무들은 뚜렷한 사계절의 기온차로 인하여 선명한 나이테가 특징인데, 질기고 단단하며 색상이 진하고 아름답다. 반면에 습기에는 약해서 쉽게 변형이 생기며 부패될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탈색 되는 단점도 있다. 전통 목가구 제작 시에는 이러한 나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고유의 나뭇결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들을 보완하는 여러 가지 가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나무를 가구 재료로 쓰려면 어느 정도 규격 이상으로 큰 나무여야 하고, 강도가 좋고 무늬결과 색상이 좋은 나무와 가볍고 수축이 적은 나무가 주로 이용된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수종은 많으나, 그 중 실제로 가구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는 몇몇 종으로 한정되어 있고, 그 중에서 소목장들이 주로 쓰는 목재는 느티나무, 참죽나무, 오동나무 등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상 전라도는 느티나무가 좋았고, 강원도는 피나무가 좋았고, 경상도는 참죽나무가 좋았다.   설령 좋은 나무를 구했더라도 곧바로 가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좋은 술에도 숙성기간이 필요하듯이 나무에도 최소한 7년 이상의 긴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여름에는 나무에 수분이 늘어나 팽창하고, 반대로 겨울엔 수분이 빠져나가 수축하게 되는데 이러한 수축·팽창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어엿한 가구용 목재가 된다. 따라서 실외에서 3년, 실내에서 4년 이상은 건조시켜야 비로소 가구용으로 쓸 수 있다.   가구재로 많이 사용된 나무를 용도별로 살펴보면, 느티나무·단풍나무·감나무·오동나무·물푸레나무등은 결이 아름다워서 주로 판재로 쓰였고, 이러한 자연적인 나뭇결을 좌우대칭으로 구성하여 안정감을 살렸다. 오동나무는 가볍고 건습 조절이 쉬워 의복, 책 등을 보관하는 가구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소나무와 잣나무는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결이 곱고 단단하여 골재와 판재로 폭넓게 사용되었다.   사랑방 가구에는 단순하고 검소하게 보이는 소나무와 오동나무가 주로 사용되었고, 특히 표면을 인두로 지진 후 볏짚으로 문질러 목리(木理)를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낙동법(烙桐法)으로 처리를 해서 묵직한 질감을 표현하였다. 반면 안방가구용은 천연의 아름다운 목리를 가진 느티나무·물푸레나무·먹감나무가 주로 이용되었다.   같은 수종이라도 산지나 성장속도에 따라 색상과 무늬에 차이가 있고 가격차이도 상당하다. 그러므로 전통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의 성질, 무늬결, 강도, 색상 등 나무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인 방법일 것이다.    한국 전통 목가구는 다양한 수종을 이용하고 자연적인 목리(木理)를 살려 화려한 장식을 대신하였는데 이는 자연과 순수의 미를 추구하는 한국적인 미의식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하겠다.  참조 : 전통 목가구 만들기 (소목장 박명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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