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동반자, 전통 부채

여름의 동반자, 전통 부채: 2016.01.12 14:01 입력

전승진 기자

<div> <table align="center" class="__se_tbl_ext" 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width="400" height="252" align="absmiddle" style="width: 476px; height: 350px;" src="http://unmenews.com/PEG/14525746604429.jpg"></div></td></tr></tbody></table>    </div>  뜨거운 여름 햇볕이 내리쬐는 인사동 거리엔 가게마다 형형색색 예쁜 전통부채를 내걸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요즘은 즉석에서 부채에 자신이 원하는 그림이나 글귀를 적어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현대적인 요소가 들어간 것들도 많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먼저 생각나는 부채. 전기가 없이도 사용할 수 있고, 가볍게 접어 휴대했다가 어디서나 꺼내어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편리한 부채. 부채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우리 고유의 전통부채는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예부터 사람은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해 왔다. 그 중에서도 더운 여름의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서는 바람을 이용하였다. 손이나 종이들을 사용해 바람을 일으키면 시원해짐을 알았고, 이를 발전시킨 것이 바로 부채인 것이다.   부채를 순수한 우리말로 풀이해보면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킨다는 '부'자와 가는 대나무 도구라는 뜻인 '채'자가 어우러져 이루어진 말로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키는 채'라는 뜻이 담겨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부채'라는 말의 어원은 고려 때 송나라의 손목(孫穆)이 지은 <계림유사(鷄林類事)>에 "선왈패채"라 한데서 살펴볼 수 있고 조선 중종 때 최세진이 언해한 <훈몽자회>와 한호의 <천자문>에서도 '扇'자를 "부채 션"이라고 한 것을 보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도 부채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채를 한자로는 선(扇)이라고 하는데 그 유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집이나 문을 뜻하는 호(戶)자에 날개를 뜻하는 '깃 우(羽)'를 합하여 이루어진 글자가 바로 부채 선(扇)자이다. 즉, 부채는 집안에 있는 날개라는 뜻이기도 하고, 종이나 비단이 사용되지 않았던 옛날에는 새의 깃털로 부채를 만들었음을 통해 어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부채는 이집트 투탄카멘 왕의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것으로 황금 봉에 타조의 깃털을 붙여 만들었는데 300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형체를 확인해 볼 수가 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부채 유물은 경남 의창군 다호리에 위치한 고분에서 출토한 부채 자루로써 이 유물은 원삼국 초기인 기원전 3,4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황해도 안악군 유설리에 있는 안악 3호 고군 벽화에서는 인물이 깃털로 만든 부채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고분은 357년에 조성된 것으로서 이미 4세기 이전에 깃털부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div> <table align="center" class="__se_tbl_ext" 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width="400" height="275" align="absmiddle" style="width: 425px; height: 316px;" src="http://unmenews.com/PEG/14525746635519.jpg"></div></td></tr></tbody></table>  </div>   부채를 만들었던 재료에는 깃털 외에도 가죽, 비단, 종이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부채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들어져서 공예품으로 발달할 수 있게 된 것이 바로 종이가 발명된 시대부터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한지는 질기고 수명이 길어 세계에서도 부채를 만들기에 가장 좋은 종이로 꼽을 수가 있다.   우리의 우수한 부채 제작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접선(摺扇)인데, 접선은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부채로서 이미 고려시대에 발명하여 중국이나 일본에 그 기술을 전파했음을 알 수 잇다. 중국에서도 접을 수 있는 부채를 ‘고려선’이라 하며 귀하게 여겼던 만큼 접선은 우리의 고유한 기술이었으며 특산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고려부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부채에 그림이나 글씨를 써 넣는 방식으로 예술성을 더해갔으며 고려말부터 조선 중기 후반까지를 부채 공예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로 보고 있다. 특히 조선 정조때 궁중의 화원이었던 운초 박기준은 부채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려 부채가 줄 수 있는 미의 정점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가 손쉽게 들고 다니는 부채는 이렇게도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선풍기와 에어컨에 밀리고 중국산 대나무로 대량 생산된 저가의 부채들이 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현실이지만 우리 민족만의 고유하고 뛰어난 전통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전통부채가 사람들에게서 외면당하고 모양도 조잡해져 우리 고유의 멋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 안타깝고, 이제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디자인의 부채로서 현대인의 취향에도 어울리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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