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의 역사

매듭의 역사: 2016.01.26 12:15 입력

박은하 기자

매듭이 되는 원재료는 식물의 줄기나 나무 껍질, 짐승의 가죽 등을 이용하여 묶거나 매는 것 등의 실용적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실용적 수단으로 꼬아서 엮는 방법은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에도 나타내기도 하였다.   매듭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석기 시대에 인류가 정착생활을 했던 농경시대 때부터 시작되었다. 돌도끼나 돌칼에 구멍을 뚫어 끈을 맨 흔적에서 수렵이나 식생활 등의 신석기 시대 생활용 매듭을 볼 수 있다. 또한 청동기 시대의 가락바퀴를 통해서도 당시 실생활에 매듭이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락바퀴는 섬유질을 하나씩 이어 꼬임을 주면서 실을 만들거나 긴 섬유에 꼬임을 주어 실을 만드는데 쓰였다.    매듭의 다른 방법인 꼰 끈 맺기의 흔적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삼국시대 유물인 창원 다호리 출토 승문토기의 새끼무늬 장식과 고분 벽화를 통해서 꼰 끈이 장식용 매듭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를 살펴보면 삼국의 복식에는 모두 띠를 두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매듭이 당시 의복에 널리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신라 흥덕왕 9년에는 교지를 내려 호사스러운 복식 장식을 금지하고 각 신분별로 등급을 나누어 그에 맞는 복식형태를 제안하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허리띠와 장화끈 장식에 대한 규제이다. 이것은 허리띠와 매듭을 맺은 끝에 장식을 즐겼다는 것이다. 이 규정에는 말의 가슴걸이에 땋은 줄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는데 신라 귀족들이 매듭 끈을 이용해 말을 꾸미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대별로 살펴보면 백제의 복식과 고구려의 복식이 매우 흡사하다. 백제 관등 중 하나로 좌평에서 나솔까지는 은화(銀花)를 착용할 수 있었고, 장덕은 자색 띠, 시덕은 검은색 띠, 고덕은 적색 띠, 계덕은 파란 띠, 대덕에서 문독은 황색 띠, 무독에서 극우까지는 모두 흰색 띠를 했다는 점에 미루어 볼 때 백제에서도 의복에 매듭을 이용해 끈을 만들어 띠로 사용하였음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일찍이 매듭과 술 장식이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중국과 교류가 빈번했던 우리나라가 중국의 영향을 받았고, 이후에 우리나라 매듭은 다시 일본에 영향을 주었다고 추정된다.    매듭에 대한 중국과 일본에 대한 영향은 중국 한대 장사 마왕퇴 1호분 출토품인 T형 채회백갑의 하단에 달려있는 술 장식이나 일본식 복식에 쓰이는 끈의 명칭 중에 ‘시라기구미‘, 끈을 짜는 틀의 종류인 ’고라이우찌‘로 불리는 것이 있어 서로 왕래가 잦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청자에도 매듭 무늬를 그려넣어 장식한 것이 있어 매듭의 유행이 고려시대 때에도 있었다. 고려시대의 매듭으로 현재까지 존재하는 것은 없으나 사찰에 보관된 탱화를 통해 매듭의 양식을 찾을 수 있다. 관음 탱화나 지장 탱화 속의 불보살 가슴에 장식되어 있는 매듭을 통해 당시 고려시대 매듭이 얼마나 화려하고 섬세했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매듭장식은 조선 명종 5년(1550) 이자실이 그렸다고 추정되는 관음 32 응신도에서 알 수 있다.    조선시대의 매듭은 실생활에 유용히 쓰이게 된다. 조선 제 4대 왕 세종의 재위 기간의 역사를 기록한 <세종실록>을 살펴보면 가례서례와 흉례서례에서 각종 기물의 유소, 매듭, 술장식에 관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악기장식을 위해 매듭 유소로 장식한 것도 눈에 띈다.    <성종실록>에는 “왕자와 군, 옹주의 가례 때 혼인하는 집에서 다투어 사치하기를 힘써...수를 놓거나 매듭을 지어 화려하고 사치함을 극진히 하였고, ...내가 검소하고 절약하기를 힘써 따르게 하는 뜻에 너무 위배된다. 이 뒤로는 다시 이와 같이 하지 말도록 알리고 널리 시행하도록 하라”고 한 기록에서 미루어 보아 화려한 사치품의 형태로 매듭이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신윤복의 <미인도>에서 장신구를 찬 여인이나 <상방정례>에서 다희와 유소의 여러명칭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으로 미뤄보아 왕과 귀족에만 쓰이던 매듭이 조선 후기에 들어서부터는 평민에게도 많이 쓰이게 되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장식용 매듭이 실생활에 널리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매듭 단추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여름철 즐겨입는 적삼이 있다. 대부분의 적삼 웃저고리 모두가 매듭단추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외에도 반가의 궁중 전세품인 노리개류와 사찰 및 민가의 가며, 상여의 매듭장식, 등에서 조선시대 매듭의 양식을 찾아볼 수 있다.   <o:p></o:p>  조선시대 귀족부터 서민들에게 사랑받던 매듭이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일제시대 말살정책으로 인해 현재는 매듭의 형태나 용도가 그 명맥만 유지하여 오고 있다. 전통 매듭의 맥은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문화를 지키고자 한 장인들 덕분에 이어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문화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관심일 것이다.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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