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제문자도에 담긴 이야기 &#8211; 마음으로 행하는 효(孝)

효제문자도에 담긴 이야기 – 마음으로 행하는 효(孝): 2024.04.01 09:16 입력 | 2024.04.04 11:16 수정

장명경 기자

子游問孝 子曰今之孝者 是謂能養至於犬馬, 皆能有養不敬 何以別乎  공자의 제자인 자유가 효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오늘날 대개 효자란 부모에게 기름진 음식을 대접하고 잘 입히는 것으로 알지만, 사람들이 개나 말도 먹이고 돌보거늘 공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개나 말을 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효 문자도의 대표적 도상이 상징하는 고사 속 효자들은 하나같이 일반인이 행할 수 있는 효의 수준을 아득하게 벗어났다. 잉어-왕상빙리(王祥氷鯉) 고사는 거의 신화다. 평소 왕상을 구박하며 시련을 주던 계모가 어느 날 병이 들어 쓰러지더니 지금까지 의붓아들에게 싫은 소리 한 번 던진 적 없는 사람처럼 잉어를 찾는다. 계절은 매서운 겨울, 강물은 진작에 얼어붙어 피라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씨 고운 효자 왕상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계모를 위해 차갑게 얼은 강물 위를 알몸으로 굴러서라도 얼음을 깨 잉어를 구하려 했다. 이 지극한 효심에 하늘이 감동하여 마침내 잉어 두 마리가 스스로 얼음을 깨고 튀어 오른다.  죽순-맹종읍죽(孟宗泣竹)도 왕상빙리와 비슷한 구조다. 제철이 아닌 죽순을 찾는 병든 노모를 위해 맹종이 애쓰자 하늘이 감동하여 죽순을 내린다. 오현금-대순탄금(大舜彈琴) 또한 평범한 사람의 영역을 벗어난 효자가 오로지 사랑으로 가족을 감싸고 부모를 봉양하는 이야기다.  잉어, 죽순, 오현금에 비해 인간미가 있는 효(孝) 고사를 상징하는 도상으로 황향의 부채와 육적의 귤, 노래자의 재롱이 있다. 더운 여름 부모님의 잠자리를 부채로 시원하게 식힌 이야기, 당시 귀한 음식이었던 귤을 소매에 숨겨 어머니께 드렸다는 이야기, 백발 성성한 노인이 되어서도 색동옷을 입고 병아리로 놀며 부모님께 재롱을 부려 기쁨을 드렸다는 이야기까지, 이 모든 고사를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바로 진심으로 부모를 대함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효도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로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부모를 모시는 일이다. 공자의 비유는 다소 날카롭기는 하나 효의 핵심을 정확하게 찌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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