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과 생활문화

한옥과 생활문화: 2016.01.12 13:09 입력

전승진 기자

조선시대에는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남·녀간 내외가 심하였고, 집의 공간 이용과 일상생활에서도 남녀구분을 철저하게 지켰다. 예를 들어 자녀를 키울 때에도 딸은 살림을 배우기 위해 안채에서 생활하고, 아들은 학문연마와 제반예절을 배우기 위해 사랑채에서 생활하였다. 이처럼 시대의 사상과 행동은 집에 고스란히 반영되었고, 현대에 남아 있는 옛집을 통해 당시의 생활문화와 주거공간의 구성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    한옥에서 이뤄진 의, 식, 주 생활문화 중 먼저 의(衣)에 대해 알아보자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조 말까지 관복을 비롯한 의류가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으나 이를 그대로 입은 것이 아니라 모두 우리의 전통양식으로 변형시켜 입었다.  한국 복식의 또 다른 특징은 유난히 흰 옷이 많다는 점을 들 수가 있는데 이는 염색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이유도 있지만 염색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서민들은 엄두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여성의 의복은 유교의 영향으로 곡선미가 드러나지 않는 폐쇄적인 형태로 만들어졌다.    식생활은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우리만의 독특한 식문화가 발달하였다.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여서 수산물이 풍부하였고 농업이 발달하여 농작물을 재료로 하는 다양한 음식이 발달하였다. 추운 동절기가 길어 김치등을 저장하는 방법이 발달하였고 각종 발효법을 이용하여 술과 장을 담가 먹었다.  부엌은 흙 바닥에 부뚜막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솥을 얹어 밥과 국을 조리하였다. 겨울에는 아궁이에서 음식 조리와 함께 구들을 데워 난방을 겸하엿으며 난방을 하지 않는 여름에는 부엌 밖에서 화덕을 피워놓고 조리하였다. 식품의 저장을 위해서 채광과 통풍이 좋은 곳에 장독대를 두었고, 광, 곳간, 고방등의 저장 공간도 따로 마련해 두었다.  가족의 식사는 유교 사상에 따라 가장 연장자가 먼저 식사를 하였고, 남녀가 따로 하였으며 시아버지는 사랑채에서 독상을 받았다. 이렇게 한 가정에서도 따로 식사를 하였기에 작은 개인 식탁인 소반이 발달하게 되었다.   조선시대 가옥은 크게 나누면 남자들의 생활 공간인 사랑채와 여자들의 생활공간인 안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안방은 안채의 중심 공간으로서 여주인의 일상 생활 공간이자 침실로 사용되었고, 주택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랑채는 남자들의 거처였고 학문과 생활공간 외에 조선시대 양반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접객 생활을 위한 장소이기도 했다. 이는 정치적·사회적 교류상 매우 중요한 일이었고, 남자 손님의 접객은 주로 사랑채의 대청이나 사랑방에서 이뤄졌으며 여름엔 누마루가 이용되기도 하였다.   서민 주택의 경우는 안방은 주로 부부와 아이들이 사용하였고, 대가족 일 경우에는 노인 부부가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사랑방은 주로 홀로 된 할아버지나 장성한 아들이 사용하였다. 접객의 경우 사랑방이 있는 집에서는 사랑에서 손님을 맞았지만 사랑방이 없으면 건넌방에서 손님을 맞이하였다. 잠을 자는 방향은 풍수 사상에 의해 동쪽은 부귀, 서쪽은 가난, 남쪽은 장수, 북쪽은 단명을 뜻한다 하여 동쪽과 남쪽으로 머리를 두었고, 민가는 일반적으로 동쪽과 남쪽에 창을 내고 반대쪽에 아궁이를 두어 머리를 앞마당 쪽으로 두고 자는 경우가 많았다.    위에서 보았듯 선조들의 의, 식, 주 생활 문화는 대부분 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생활 습관에 따라 집의 구조도 변해갔음을 알 수가 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서양식 구조의 집에서 식습관과 생활 문화까지 서양식으로 바뀌어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시금 우리의 몸과 습관에 맞는 우리의 집이 중요하게 생각되는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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