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사상의 집합체, 한옥

높은 사상의 집합체, 한옥: 2016.01.12 14:46 입력

전승진 기자

<div> <table align="center" class="__se_tbl_ext" 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width="448" height="299" align="absmiddle" style="width: 502px; height: 346px;" src="http://unmenews.com/PEG/14525775266062.jpg"></div></td></tr></tbody></table>  </div>  한국은 일찍부터 체계적인 종교보다 무속신앙이나 토속신앙 등 민간신앙으로서의 종교가 더욱 발달 하였다. 이는 농경사회에서 비롯된 자연에 대한 경외심에서 출발하였고, 특히 하늘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숭배 사상은 자연에 대한 절대적 순응으로 이어져 음양오 행설, 풍수지리설, 불교, 유교, 도교 등의 사상과 함께 우리 건축양식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욕심 없이 소박한 집을 추구한 불교사상    불교는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전파된 외래 종교로서 한민족의 기본 생활관을 형성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 종교로 알려져 있다. 비록 외래 종교였지만 한민족은 불교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 고유의 습성에 맞게 적응시켜 나갔고, 나아가 민족의 종교와 사상, 문화로까지 승화하기에 이르렀다. 불교에서는 인간 고통의 원인이 욕망과 집착에 있으므로 이를 없애면 번뇌가 사라지고 자유와 평화에 이를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러한 불교의 사상은 당시 사람들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욕심 없이 소박하게 주택을 짓고 사는 것을 최우선시 하게 된 배경이 된다.    유교사상에 따른 주택의 변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지나친 불교의 숭상으로 폐단이 많아지자 조선시대에는 불교를 억제하고 유교사상을 국가적 차원으로 숭상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불교건축은 쇠퇴하였고 유교가 융성하여 향교와 서원들이 주로 건축되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한옥 건축물들은 대부분 조선시대의 것들인데 유심히 살펴보면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유교에서는 삼강오륜을 삶의 기본 개념으로 삼았고, 이러한 유교의 원리에 따라 남계중심의 가부장 제도가 발전했으며, 이는 대가족단위의 동족촌(同族村)을 형성하게 하였다.  조선시대의 양반계층은 유교의 가르침에 따라 부모에게 효도하고 조상을 섬기는 일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는데, 이의 영향으로 주택에 조상을 모시는 사당을 배치하게 되었다. 상류주택에서의 사당은 신성한 장소로 여겨 외부인이 출입 못하도록 집안 가장 깊숙이 배치되었으며, 서민주택에서는 조상단지를 안방 시렁위에 모시어 가신(家神)으로 모시고 숭배하였다.  조선시대 양반에게 있어 집이란 단순 주거를 떠나 유교적 이념과 생활을 실천할 수 있어야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므로 상류주택은 양반으로서 권위를 지키기 위해 높은 담장을 쌓고 대가족 제도를 위한 여러 개의 채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유교에서의 삼강오륜은 남녀의 지위차등과 내외사상을 기본으로 하였는데 이는 주택에도 크게 반영되어 안채와 사랑채를 나누는 등의 남·녀 간의 공간분화를 두었다.   <div> <table align="center" class="__se_tbl_ext" 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width="448" height="299" align="absmiddle" style="width: 481px; height: 340px;" src="http://unmenews.com/PEG/14525775286130.jpg"></div></td></tr></tbody></table> </div>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다. 음양 오행설의 영향    고대 동양 사회에서는 태초의 상태가 모든 것이 뒤섞여 정돈되지 않은 혼돈상태라고 보았다. 여기에 어떤 힘이 작용하여 하늘과 땅, 우주만물이 만들어졌으며 그 힘이 계속해서 이들을 움직이고 변화시키고 있다고 믿어왔다. 이 위대한 힘을 기(氣)라고 불렀는데, 그 힘은 음(陰)과 양(陽)이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지고 활동한다고 생각하였다. 이와 더불어 음양이 서로 결합하여 서로 다른 다섯 개의 성질로 나타나 활동한다는 오행론(五行論)이 자리 잡게 되었는데 오행이란 우주 만물의 다섯 가지 기운이 모였다가 흩어지면서 계속 순환함을 의미한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로 나뉘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목은 기운이 분출되려는 상태이고 화는 기운이 분출되는 것을 토는 음양운동의 중간 매개체를 말한다. 금은 기운이 내부적으로 수렴되는 상태이며 수는 수렴된 기운이 응축되어 다시금 생명현상을 일으키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오행론에서 중요시 되는 것이 상생상극(相生相剋)인데, 상생이란 상호 생성하는 순서를 일컫는 것으로써 목, 화에서 양의 운동으로 움직이다가 중간 매개체인 토를 거쳐 금, 수에서의 음의 운동으로 수렴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토는 양에서 음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음양의 운동을 조화롭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상극이란 상호전행(相互前行)을 극(剋)하는 순서를 말하는 것으로, 금속은 나무를 이기고, 불은 금속을 이기고, 물은 불을 이기며, 땅은 물을 이기며, 나무는 다시 땅을 이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오행의 기운은 서로 맞물려 움직이며 영원한 순행을 한다. 이러한 음양론과 오행론이 결합하여 음양오행설이 발달하게 되었고,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음양오행의 법칙에 따라 똑같은 기(氣)의 영향을 받으며 서로 조화되어야한다고 믿었다. 기(氣)라는 힘은 땅속을 흐르며 땅 위의 것들을 움직이므로, 이 기(氣)가 흐르는 곳을 찾아 자연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풍수사상이 발달하게 된다.   풍수사상에 바탕을 둔 건축설계    풍수사상은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땅에 관한 이치를 설명하는 이론으로써, 풍(風)은 바람으로 기후와 풍토를 가리키고, 수(水)는 물에 관한 모든 것을 가리킨다.  주택에서 풍수사상이 적용되는 예를 들자면 우선 집터를 고르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풍수상에서 좋은 집터란 땅속으로 흘러 다니는 생기(生氣)가 모여 있는 장소로서 터가 나쁘면 아무리 좋게 집을 지어도 복을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집터를 고른 후에 건물의 위치와 방향을 정하는 일도 풍수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방과 부엌, 대문이라고 생각하여 이러한 요소들의 위치와 방향은 반드시 풍수전문가에 의해 결정되었다. 또한 건물의 형태도 풍수사상에 의해 결정되었는데 , 특히 집의 평면 형태는 좋은 글자의 모양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日, 月과 같은 모양은 해와 달을 의미하기 때문에 좋은 형태로 여겨졌으며, 口와 같은 모양은 먹을 것이 끊이지 않는 모양이라 하여 많이 사용되었다. 이 밖에도 대문과 담장의 형태, 집터의 규모, 창호의 배치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대부분 풍수 또는 음양오행의 이치에 맞게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보았듯이 한옥은 단순히 사람이 먹고 자고하는 주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여러 가지 뜻 깊은 사상들이 어우러진 집합체임을 알 수 있다. 집이 주거를 넘어서 투자 상품이 되고 넓고 고급스러운 외관의 집이 부의 상징이 되어버린 지금, 소박하면서도 절제미를 갖춘 우리 한옥에 담긴 조상들의 깊은 사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전승진 기자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