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목장(小木匠) 박명배 인터뷰

소목장(小木匠) 박명배 인터뷰: 2016.01.12 13:24 입력

전승진 기자

<div> <table align="center" class="__se_tbl_ext" 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width="550" align="absmiddle" src="http://unmenews.com/PEG/14525726355957.jpg"></div></td></tr></tbody></table>  </div> 비가 무척이나 잦았던 지난 여름 인사동에서는 중요 무형문화재의 작품 전시와 시연 행사가 있었다. 행사장을 찾았던 날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나무를 켜고 두드리는 경쾌한 소리가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그 한 켠에는 후배들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오늘의 주인공인 중요 무형문화재 제55호 박명배 소목장(小木匠)이다.    소목장(小木匠) 이란   소목장(小木匠)은 건물의 창호라든가 장롱·궤·경대·책상·문갑 등의 목가구를 제작하는 목수를 말한다. 건축물을 짓는 장인인 대목장과는 나무를 재목으로 하는 것은 같지만 세부적인 일은 엄연히 구별된다. 기록상으로 보면 목수는 신라때부터 있었고, 소목장이라는 명칭은 고려 때부터 불리웠다.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목가구는 주로 왕실과 상류 계층의 전유물이었지만 후기에는 민간에 까지 널리 보급되어 지역적인 특색이 뛰어난 목가구가 많이 제작되었다. 소목장은 나무의 무늬결을 살려 자연스러운 미를 추구한 한국 전통 목공예기법으로 우리의 자연환경과 주택구조 등을 고려하여 한국적인 독특한 조형미와 실용성을 살린 가구를 만들고 있다.   소목장이 되기까지    <div> <table align="center" class="__se_tbl_ext" 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width="293" align="absmiddle" src="http://unmenews.com/PEG/14525726300071.jpg"></div></td></tr></tbody></table>   충남 홍성에서 3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기술을 익히는게 좋겠다는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바로 서울로 상경한다. 당시 서라벌예대 공예과 교수로 재직중이었던 집안 형님뻘인 최회권씨가 운영했던 미술연구소에 취직한 그는 공예과 학생들의 가구를 만드는 일을 거들면서 차근차근 기초를 배웠나갔다. 업무가 끝난 후에도 최씨는 밤늦게까지 데생과 디자인등을 가르쳐주며 미적인 바탕을 마련하는데 큰 힘을 주었다고 한다. 그때 배워둔 도면 그리는 법과 현대적인 미술 교육은 후에 우리의 전통 기법과 어우러져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그를 더욱 뛰어난 소목장이 될 수 있게 해준 밑거름이 되었다. 최씨가 개인적 사정으로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후 그는 같은 동네에서 이름을 날리던 목수 허기행씨를 찾아가 그 밑에서 짜맞춤 기법 같은 전통가구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div> 1980년에 허목수로부터 독립해 영산공방을 열었고, 이때부터는 박물관에 소장된 옛가구들을 재현하는데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던 중에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씨를 만나게 되었고, 최씨는 그에게 최고의 스승이 되어주었다고 한다. 전통가구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비례를 통한 미감을 찾는 일이었는데, 이를 가르쳐 준 이가 바로 최순우씨였던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89년 동아공예대전에서 전통을 살린 소반으로 대상을, 92년 전승공예대전에서는 의걸이장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당시 의걸이장은 오동나무에 주로 쓰이던 낙동기법을 소나무에 적용한 낙송기법을 창안해 전통을 새롭게 창조했다는 찬사를 얻기도했다. 그는 뛰어난 기능과 제작기법에 대한 지식을 두루갖추고 있으며 소목장 기능 전승에도 힘쓴 점을 높게 평가받아 201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받았으며 현재까지 전통목공예를 계승하는데 힘을 쏟고있다.    선조들의 위대한 작업을 이어가고파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어 외국의 나무들보다 나이테가 선명하고 아름답습니다. 선조들은 나무의 나이테인 목리를 잘 살려 자연스러운 미를 잘 살려왔습니다. 우리의 목공예품은 한 가지 나무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나무를 적재적소에 전통 방식과 양식에 따라 배치하여 조화롭게 꾸며내었습니다.“   “현대의 것처럼 정확하진 않지만 과거에도 건축을 하거나 목공예품을 만들땐 도면을 이용하여 설계를 했습니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설사 도면이 없다 하여도 선조들이 만든 작품을 보면 현대의 공식처럼 자로 잰 듯 딱딱 드러 맞는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누구보다 뛰어난 안목을 갖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증거입니다. ”   박명배 소목장은 전수자를 길러내는 전문적 교육은 물론 현재 한국공예건축학교 등에서 소목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하며 후학을 길러내고 있다. 수업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시중에는 과거에 비해 각종 편리한 도구들이 많이 나와있지만, 수업에서는 전통 방식의 도구를 만들어서 선조들이 가구를 만들었던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물론 현대의 도구를 사용하면 편리하고 현대적인 디자인과 접목하면 수요도 많아질 것이 분명하지만, 현대화 하는 작업에만 몰두하다 보면 500여 년이란 역사동안 이어온 조선 목가구의 전통 또한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과거의 방식 그대로를 연구하고 계승하는 사람도 있어야 선조들의 뛰어난 작품과 방법들을 후대에도 고스란히 전해 줄 수 있는 법이라고 그는 강조하듯 말했다.    뛰어난 소목장이 되려면 안목과 개성이 중요해     <div> <table align="center" class="__se_tbl_ext" 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width="250" align="absmiddle" src="http://unmenews.com/PEG/14525726324178.jpg"></div></td></tr></tbody></table>   “목공예품을 잘 만드려면 생각만큼 단순하지가 않고 소양을 두루 갖추어야 합니다. 맨 먼저 주재료가 되는 나무에 대해 잘 알아야하고, 그것은 나무의 재질과 색깔을 비롯한 모든 특성을 말합니다. 더불어 공예품에 쓰이는 각종 문양과 디자인, 색상 요소들도 파악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또한 목공예품이 완성되기까지 필요한 장석 등의 각종 장식물이나 목공예품의 보존을 위한 칠작업까지 두루 알고 있어야 훌륭한 소목장이 될 수 있습니다. 목공예품은 생각을 스케치하고 도면화 한 후 완성하는 단계까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되는데 소목장은 전반적인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모든 설계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목가구의 설계자와 만드는 장인이 분리되어 있었다고 한다. 설계자는 대부분 사대부였고, 장인은 설계대로 물건을 만드는데 역량을 다햐면 되는 구조였다. 그러던 것이 현대로 넘어와서는 사대부도 없거니와 현대의 디자이너들은 전통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결국 장인이 설계부터 만들기까지 도맡아하고 있는 실정이다.   뛰어난 소목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라는 질문에 그는 “소목장은 단순히 목가구나 목공예품을 만드는 기능인이 아니라 설계부터 완성 단계까지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는 팔방미인 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목을 키우는 일과 단순히 과거의 것들을 따라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 개성 있는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최근 우리의 전통에 관한 관심이 많아지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통 공예부분 무형문화재를 잘 활용하고,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대에 공예학과는 있는 반면 제대로 된 전통공예 교육을 할 수 있는 전통 공예학과는 없는 실정이 안타깝습니다. 서양을 따라하는 것 보다는 우리의 전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지난 40여 년간 목가구를 만들어왔고, 그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서있지만 그는 “아직도 부족하고 계속해서 배워나가고 있다”고 말하며 겸손을 보였다. 또한 무형문화재로서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여 사람들에게 보다 넓게 알리고 인식시키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div>  현재 그는 전통 공예를 사랑하고 뛰어난 안목과 실력을 갖춘 후계자를 키워내는 일과 더불어 개인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 11월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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