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호탕의 효능

제호탕의 효능: 2016.01.06 02:01 입력

제호탕에 얽힌 일화가 있다. 한음(漢陰) 이덕형(李德馨)이 임금을 모시고 피난길에서 돌아와, 영의정으로서 전란의 피해를 복구하려고 매우 분주하던 때의 일이다. 집에 갈 시간도 없는 터라 대궐 가까이에 식사와 의복 시중을 들어줄 소실을 들였다. 정신없이 바쁘던 어느 날 옷을 갈아입으러 들렀는데, 마침 너무 더워서 제호탕이나 한 대접 마셨으면 하는 순간, 소실이 시원한 제호탕을 갖다 바쳤다. 제호탕을 마신 이덕형은 소실을 한참 쳐다보다가 그 길로 그 집을 나와서 다시는 찾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친구 이항복(李恒福)이 그 여인을 버린 이유를 묻자, 이덕형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그날 더위에 지쳐서 제호탕 생각이 간절했는데, 그 마음을 어떻게 알아차리고 선뜻 내어주는 게 어찌나 어여쁘던지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아녀자에게 빠져서야 되겠나? 그래서 그만 인연을 끊었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o:p></o:p>오매육 1근(600g), 초과 1냥(37,5g), 축사, 백단향 각 5돈(18,75g), 연밀(졸인 꿀) 5근(3,000g)제호탕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으뜸으로 꼽던 여름철 청량음료이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꿀을 끓이면서 위의 모든 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넣고 연고 상태가 될 때까지 10여 시간 정도 중탕한 뒤 항아리에 담아 놓고 찬물이나 얼음물에 타서 마신다. 향기가 오래도록 가시지 않아 단오부터 여름내 두고 마시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인체의 기능이 저하되어 허해지는 여름철에 적합한 건강음료이다.   <o:p></o:p>《동의보감》과 《방약합편》 등에 '제호탕은 더위를 풀어주고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른 것을 그치게 해주며 위를 튼튼하게 하고 장의 기능을 조절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어 단옷날에 이를 음용하면 여름을 잘 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동국세시기 에서는 “단옷날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진상하면 궁중에서 여름내 더위를 이기는 음료로 마셨고, 임금은 중신들에게 하사하기도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o:p></o:p>제호탕의 재료는 성질이 모두 따뜻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고, 장의 기능을 조절하며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더위가 심해지면 인체의 기능이 저하된다. 또한 겉이 뜨겁다 보니 속이 상대적으로 냉해지면서 위장의 상태가 냉해지면서 양기가 부족해진다. 그러므로 건위, 정장 효과가 있는 식품으로 위를 따뜻하고 튼튼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더울 때 제호탕을 마시는 것은 더위에 지친 신체의 기능을 항진시키고 냉해진 위장의 양기를 보충하는데 매우 좋다.   <o:p></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