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제문자도 충(忠) - 용문을 오르는 잉어의 의미

효제문자도 충(忠) - 용문을 오르는 잉어의 의미: 2024.05.01 09:00 입력 | 2024.05.02 11:29 수정

장명경 기자

<div align="" style=""><table 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src="http://unmenews.com/PEG/17146168103614.png" width="444" align="absmiddle"></div><div style="text-align: center; margin: 8px;" align="center">출처: 국립민속박물관</div></td></tr></tbody></table> </div> 효 문자도처럼 충 문자도에도 잉어가 자주 등장한다. 때로는 잉어 대신 용을 그려 넣기도 한다. 이 둘은 등용문(登龍門)을 상징한다. 등용문은 용문(龍門)에 오른다(오를 등登)는 의미이다. 이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능력을 인정받아 출세하여 높은 벼슬에 올라 임금에게 충성하라는 뜻이다.   잉어와 용을 중심으로 한 충(忠) 문자도는 몇 년 사이 수험생을 둔 부모 사이에서 같은 고사에서 유래하여 입신양명과 출세를 비는 기원이 담긴 어해도와 함께 조용히 인기를 끌었다.  자식이 과거 시험에 붙기를 빌던 옛 사람들의 마음과 오늘날 부모들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큰 산 하나만 넘으면 그 다음은 그럭저럭 평탄한 편이었던 옛날과 다르게 자녀가 넘어야 하는 산이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나타나는 기현상과 맞서야만 하는 현대의 부모 마음이 더 애절할 수도 있겠다.   사실 등용문 고사의 뜻을 시작점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다시 짚어보면 오로지 출세만 비는 이야기가 아님을 쉬이 알 수 있다. 중국 후한(後漢) 시대는 환관들이 득세하여 옳고 그름을 떠나 제 뱃속만 불리는데 여념이 없어 나라가 무척 어지러웠다. 여기에 당당하게 맞서 소신을 지키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응이었다.  이응은 환관들의 갖은 방해 공작에도 굴하지 않고 뜻이 맞는 관리들을 모아 당당하게 맞서 싸웠다.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여 '천하의 모범이 있다면 바로 이응이다' 라고 하며 칭송했다. 또한 이응에게 인정받는다면 용문에 오른 것과 같다고 하며 명예롭게 여겼다.  즉, 등용문 고사는 개인의 영달보다 소신을 지켜 사회에 기여하는 데 의의가 있다. 군주에게 바른 뜻이 있다면 권하여 그 뜻을 펼칠 수 있도록 하며 도리가 아닌 길을 간다면 결코 굽히지 않고 진언을 올리는 것이 사람의 길이요 신하의 도리이며 진정한 충이다. 충 문자도에 대나무가 함께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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